근대적인 모습의 주식은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이후, 아메리카 대륙 식민지와 인도와의 무역항로가 개척되고 발전하기 시작하며 등장했다. 이러한 장거리 항해로 이뤄지는 무역은 많은 투자금이 필요했고, 항해가 성공하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천재지변, 해적, 등의 위험으로 인해 항해가 실패하면 투자금을 몽땅 잃을 수 있는 위험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었다. 이리하여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투자금을 모집하고 투자 실패에서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여러 사람의 자본을 모으고, 각자의 자본만큼 수익을 분배하는 주식회사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수익 분배에 대한 권리를 증명하기 위해 주식이 발행되었다.
하지만 항해에서 나온 수익을 분배받기에는 시간이 흘러야 했고, 수익을 분배받는 것보다 이 수익을 분배하는 권리 자체를 팔아서 투자금을 회수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또 그 권리(수익증서)를 사고 싶은 사람들이 나타났고 거래가 성사되었다. 이런 거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매수, 매도자가 모여서 거래하는 거래소가 생기게 되었다. 이렇게 최초의 주식회사라고 부를 수 있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탄생했다.
기본적으로 주식은 회사의 소유권이고 주식을 보유하는 목적은 회사의 수익을 배당받기 위해서인 것이다. 하지만 현대적인 주식회사에는 수익을 다 배당하지 않는다. 아니 배당을 전혀 하지 않는 회사도 있다. 왜 그럴까?
만약에 10명의 친구끼리 모여서 창업에 1억이 드는 코인 세탁소를 운영한다고 해보자. 그리고 직원을 고용해서 임금을 주고 관리를 맡겨서 1년에 1000만 원의 순이익을 벌었다고 하자. 이것이 바로 자본수익이다. 이 코인 세탁소에 투자한 10명은 각자 1000만 원을 투자에 자기 몫으로 100만 원에 해당하는 자본수익을 올린 것이다. 이 자본수익금을 전부 배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벌어들인 1000만 원으로 코인세탁소에 음료 자판기를 추가해서 연간 100만 원의 수익을 더 올릴 수 있으면 배당을 하지 않고 세탁소에 ‘유보’하는 것이 이득일 수 있다.
이 코인 세탁소의 자본금은 1억 1000만 원이 되고 연간 수익은 1100만 원이 된다. 세탁소, 즉 회사의 자본과 수익이 10% 성장하는 것이다. 만약에 은행 예금 금리가 5%라면 배당을 받아 은행에 두는 것보다 세탁소에 재투자해서 수익을 10% 올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된다. 수익률이 10%가 아니고 15%, 20%라면 더더욱 배당하지 않고 투자를 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 된다. 이렇게 자본금이 늘어나고 수익이 늘어난 세탁소의 가치는 더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새로 자판기를 들여서 추가로 얻는 수익이 100만 원이 아니라 30만 원이라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이 경우에는 벌어들인 1000만 원을 세탁소에 유보해서 자판기를 구입하는 것 보다 친구들에게 배당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 된다. 현대적인 주식회사에서 주주들에게 배당할지 유보를 하여 재투자할지는 전적으로 어느 쪽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냐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에 이렇게 하지 않는 주식회사라면 회사의 주인인 주주를 위해 운영하는 회사가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배당을 하든 배당을 하지 않든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득은 주주의 것이 되어야 한다. 수익을 직접적으로 배당하여 주주에게 현금을 안겨주거나, 회사에 재투자해서 회사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형태로 주주의 이익이 구현되는 것이다. 주식에 투자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주식회사가 벌어오는 수익을 회사의 주인인 주주의 권리로서 향유하기 위함이 되는 것이다.
주식회사가 벌어들인 돈을 모두 배당하지 않고 사내에 유보하며 재투자해서 복리로 성장하는 것, 이게 바로 수많은 훌륭한 회사가 성장한 방법이고 경제가 발전한 원동력인 것이다. 그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어마어마한 부를 안겨줬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므로 기본적으로 주주는 배당뿐만 아니라 사내에 유보하여 재투자하게 된 금액도 자신의 이익으로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자본을 부동산이나 주식, 예금, 채권 등 어떠한 형태로든 분배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이라는 도둑에게 우리의 자본을 뺏기지 않고 미래의 구매력을 유지하기 위해, 더 나아가 미래에 더 높은 구매력을 가지기 위해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것이다. 우리는 현대사회의 발전과 혁신의 원동력이고 가장 높은 수익률을 안겨줬던 주식이라는 자산을 복잡하고 위험하고 잘 모르겠다는 이유로 나 몰라라 팽개쳐놔서는 안 되며 반드시 알고 이해해야 한다.